양질의 수업을 받을 권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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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여기에서 그 권리는 양질의 수업을 받을 권리다. 수업에 전념해야 할 교사들 중 상당수가 일신의 영달을 위해 수업은 제쳐두고 장학사 시험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 한다. 장학사가 돼야 소위 좋다는 학교로 발령받을 수 있고 교감과 교장자리가 보장되기 때문이라 한다. 인사제도에 문제가 있음이다. 장학사 시험을 준비하는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업은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 들어갈 뿐 마음은 다른 곳에 있어 승진시험 준비에만 몰입한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전언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제쳐두고 승진에만 연연한다면 이들 교사들을 일러 아마도 사이비 교육자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법하다. 승진에 눈먼 교사가 어쩔 수 없이 교실수업에 들어간다는 풍토에서 양질의 수업이 이뤄질리 만무하다. 우리는 학교의 어른인 교장(校長) 자체가 높임말인데도 뒤에 ‘선생님’을 붙여 ‘교장 선생님’하고 부른다. 그 만큼 교장은 학식과 덕망을 갖춘 사람으로 존경과 추앙을 받는 신분이다. 이러한 지위에 있는 몇몇 교장들이 전체 교육계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떻게 학생들 앞에서 ‘참된 인간이 되어라’고 훈화할 것인가. ‘장학사 시험 비리 연루 교장 또 구속’, 연이은 교육 비리로 교육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돈을 건넨 시험응시자나 돈을 받은 장학관이나 잠 못 이루기는 마찬가지 일게다. 며칠 전에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도 들렸다. 잇따른 교장의 구속영장 소식에 이어 전해진 한 교장의 자살 소식은 충격이었다. 우리는 언제나 부정이 터지고 나면 그 때가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다며 부산을 떤다. 돈을 쓰고 장학사가 된 교사는 본전 생각이 날 것이다. 그리하여 훗날 장학관이 돼 투자비를 회수하려고 할 것은 자명하다 하겠다. 언젠가 끊겨야 할 부패의 사슬이지만 이렇듯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다. 교육청마다 교원인사부조리 신고센터를 개설해 놓고는 있으나 유명무실하다. 교육비리가 지금은 서울을 비롯 일부에서 드러나고 있으나 전국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교육계에 떠도는 이야기다. 그 뿌리가 어디까지 이어졌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부정이 있는 곳을 철저히 감사해 가려내야 한다. 고름은 그대로 두면 멀쩡한 생살마저 썩게 하여 종국에는 중병에 이르게 된다. 이번 교육계 비리와 관련, 수사당국이 최고위층까지 수사를 확대한다고 선언하는 등 강한 수사의지를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매달 교육개혁 대책회의를 열어 학생과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효과 거두기를 기대해 본다. 교육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기반이 흔들리니 제반 가치가 온전히 설리 없다. 이 땅의 교사들은 ‘인도(人道)가 무너졌는데 사도(師道)가 온전하겠느냐’며 한탄한다. 교단이 올바로 서야 나머지 도(道)도 설 수 있는 것이다. ‘교포’라는 말이 있다. 교감과 교장 승진을 포기한 채 오로지 강의에만 전념한다는 교사를 지칭하는 말이라 한다. 필자의 고교 은사 중 교직에서 물러나실 때까지 평교사로 머물렀던 분이 있다. 자주 찾아뵙지는 못했어도 누구보다도 그분을 존경한다. 퇴임하시는 그날까지 책상은 전공과목책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교직 한평생을 오로지 강단에서 학생들과 함께한 그분의 모습에서 진정한 교사의 상을 보았다. 이렇듯 말없는 다수의 훌륭한 교사들이 있기에 그래도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초롱초롱 빛나는 학생들의 눈동자에서 성스러움이 빛난다. 다음 주부터는 새 학기다. 교감과 교장 인사도 새로이 단행됐다. 교육계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학기를 맞이하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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