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덜도 말고 올림픽만 같아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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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소감을 묻는 질문에 스스로가 잘해서 메달을 땄다는 선수나 감독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모두가 자기가 아닌 주위의 덕으로 돌리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메달 성적을 올리지 못한 선수들은 ‘스스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한없이 자신을 낮추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필자는 비록 메달을 따는데 실패했어도 이들에게도 똑같은 열광과 갈채를 보낸다. 노력하고 집중하면 못 이룰 것이 없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고 교훈도 얻었다. 우리의 당초 목표는 ‘10-10’이었다. 10개의 금메달에 10위였다.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림픽 선수단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세계 7대 강국을 스포츠가 먼저 이뤘다”고 말하고 “기름 값, 물가가 오르고 서민들이 힘들고 어려운데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고 위로해줘서 감사하다. 정말 고맙다”고 거듭 치하했다. 우리 경제규모는 세계 13위다. 이 정도면 경제 대국이다. 정치만이 여전히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은 전과 다름없이 구태의연한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나아지고 달라진 것이 없다. 얼마 전 8·15광복 63주년 및 건국 60주년 기념식이 경복궁에서 있었다. 기념식에 야 3당은 불참했다. 이유가 어떻든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18대 국회의 원 구성도 국회출범 82일 만에 타결을 보고 그저께 원 구성을 마무리 지었다. 타결과정과 소회를 묻는 질문에 각 정당들은 그것도 자당들이 노력하고 양보하여 어렵사리 이끌어 냈다고 스스로 자랑을 늘어놓았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 국회를 석 달 가까이 아무런 한 일도 없이 공전시켜놓고 공회전의 잘못이 서로 상대 당 때문이라며 비난하고 공격했다. 늦게나마 ‘원 구성’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던 것이 자기 당이 양보를 많이 해서 타결을 보았다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에서 필자는 18대 국회가 성숙되려면 아직도 멀었음을 느꼈다. 국민들도 실망했다. 그동안 국민의 세금만 축냈다.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 정치권만이 유독 겸양을 모르고 ‘잘못된 것은 네 탓이요. 잘된 것은 내 덕’이라고 강조한다. 문화수준은 하루아침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제 분야가 골고루 성장해야 건전한 사회다. 모든 분야의 수준이 함께 올라가야지 체육 부문만 성적이 올라가서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어느 것이 진정한 정치이고 어느 것이 사이비 정치인지 분별하여야 한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 못하니 어리석은 정치를 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 국민을 위한 정치인가를 깨달아야 한다. 우리 정치인 중에는 아직도 선정(善政)의 개념조차 모르는 정치인이 많다. 국민을 널리 이롭게 하는 것이 좋은 정치이다. 결코 스스로의 출세와 안위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의 뜻이 이럼에도 우리 정치인 가운데에는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스스로를 망치고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많다. 경제는 불황을 벗어날 줄 모르고 거리에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실업자가 넘친다면 그 나라의 경제는 어렵다. 당연히 민생을 어렵게 하는 민생침해사범의 증가를 가져온다. 그런 사회는 병든 사회다. 이 모든 것은 정치를 잘못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올림픽에서 배우라 했다. 장장 17일에 걸친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정치권도 보고 배우고 느꼈을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국위를 선양하는 것인가를. 정치가 주지 못한 기쁨을 체육이, 스포츠가 주었다. 올림픽은 끝났어도 ‘보다 빠르게, 보다 높이, 보다 힘차게’라는 올림픽의 영원한 표어는 잊지 말아야 하겠다. 정치든 경제든 더도 덜도 말고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만큼만 올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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