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현린 칼럼

외국인 근로자가 곧 홍보대사다

원기자 2012. 10. 3. 16:13

외국인 근로자가 곧 홍보대사다
2009년 01월 21일 (수)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공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떠나고 있다. 일찍이 공업입국을 내세웠던 시절, 인천 주안과 부평, 서울 구로에 공업단지가 조성되면서 비로소 사회구조가 재편돼 산업사회로 접어들었다. 이 일원에 동남아 국가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두 명씩 취업하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그 숫자가 인천지역만도 수 만명에 이르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는 우리 산업구조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산업역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도 지난날 독일 탄좌와 병원에서, 열사의 나라 중동에서 외화벌이로 젊은이들이 나가 피땀 흘려 일한 적이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정보산업과 첨단공학이 산업구조의 주류를 이루면서 우리의 산업구조도 후기 산업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다.


우리 산업구조는 어렵고 힘들고 험하다 하여 이른바 3D업종으로 불리는 생산업종을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아직은 더 끌고 가야 할 업종이다. 고용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곳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든 그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현재의 산업구조가 유지되는 한은 우리가 메워야 한다. 과연 힘들고 어렵고 험한 일터에 우리의 젊은이들이 기꺼이 뛰어들 것인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근로자들도 일할 자리가 없는데 외국인의 일자리를 걱정하느냐는 질문이 가능하다. 우리가 이미 경험했듯이 어렵고 힘들다는 생산직종은 기피한 지 오래다. 우리의 젊은이들은 유흥업소 등 서비스 업종으로 분류되는 3차 산업에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의식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젊은 노동력도 생산적인 곳에 투입되어야 희망이 있는 것이다.


국가 간 경제와 인력이 교류되면서 다문화 가정도 늘고 있다. 도시나 농촌 어디를 가나 국제결혼 상담소가 눈에 띈다. 농촌에 가면 외국인 며느리는 이제 더 이상 외국인이 아니다. 이들이 우리의 며느리가 되어 각 가정에서 봉제사하고 있는 지도 꽤나 오래됐다. 어엿한 우리의 가족, 국민들이다. 당연히 다문화 가정의 2세들도 우리와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우리는 인종차별이라 하여 ‘살색’으로 부르던 크레용의 색깔 이름도 ‘살구색’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살색’이라 하면 피부색이 흑백과 황색이 있는데 적절한 표현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가 이렇게 변하는데도 여전히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문제가 왕왕 거론되어 안타깝다.


떠나가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자국에서 일을 하기 위해 그들의 모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더 이상 일자리가 없어서 돌아가는 것이다.


출국하는 근로자들 상당수는 재입국허가 신고를 하고 떠나고 있다. 다시 한국의 경기가 좋아지면 오겠다는 것이다. 하루 속히 경기가 호전되기를 기대해 본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이미 우리나라 문화의 전도자가 되었다. 한국에서 일하고 먹고 자며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이만한 홍보대사들이 없다.


우리의 김치도 된장찌개도 알고 간다. 음식문화를 위시하여 제반 한국문화를 몸에 익혀간다. 우리와 결혼도 한다. 그 어떤 홍보보다 효과적이다. 별도의 투자 없이 자연스레 한국을 알리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설사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한국생활을 경험한 이들은 평생토록 한국을 기억할 것이다. 좋은 점은 호평할 것이고 나쁜 점은 혹평할 것이다.


이렇듯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생활을 여하히 하였는가도 중요하다. 국가 이미지 제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잘 보이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우리의 산업전사로 일한 그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출국하는 불법체류자의 체불임금을 받아주었다는 흐뭇한 소식도 들린다. 잘한 일이다. 그렇다. 그래야 그들이 모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이 좋은 이미지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 또한 국가 위상을 높이는 일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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